베트남 국제결혼을 준비해 본 분들은 알겠지만, 이 과정은 사랑만으로 버티기엔 너무나 가혹한 '서류 전쟁'의 연속입니다. 저와 아내도 예외는 아니었죠. 하노이의 습한 여름날, 혼인 신고를 위한 마지막 서류 뭉치를 들고 카페에 앉아있던 그날의 기억은 지금도 생각하면 입안이 씁쓸해집니다. 당시에는 그 종이 쪼가리 몇 장이 우리 사이를 이렇게 갈라놓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정신감정서'였습니다. 베트남에서 혼인 신고를 하려면 외국인 배우자가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진단서가 필요한데, 이게 참 사람 진을 빼놓더라고요. 하노이 시내에서 한참 떨어진 정신병원까지 아침 일찍 오토바이를 타고 달려가, 낯선 검사들을 통과하고 몇 시간을 기다려 겨우 받아온 서류였습니다. 봉투를 열어본 아내의 얼굴이 싹 굳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