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는 열이 좀 나더군요. 하노이의 습한 열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저 몸이 지친 건지 모르겠지만 머리가 깨질 듯 아파서 혼자 끙끙 앓았습니다. 약장 서랍을 뒤져봐도 죄다 베트남어로 쓰인 약들뿐이라, 이걸 먹어도 되나 싶어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그냥 물 한 잔 마시고 침대에 누웠습니다. 캄캄한 방 안에서 천장을 보고 누워 있으니, 참 신기하게도 한국에 계신 어머니 생각이 제일 먼저 났습니다. 평소에는 잊고 지내다가도 꼭 이렇게 몸이 무너지면 마음이 먼저 고향으로 달려가네요.머리맡을 지켜주던 그 투박한 손길의 기억어릴 때 열이 나면 어머니는 꼭 수건을 찬물에 적셔다가 제 이마 위에 올려주곤 하셨죠. 자다가 눈을 뜨면 늘 머리맡에서 지키고 앉아 계시던 그 투박한 손길이, 이 먼 타국에 와서 아프고 나니 왜 ..